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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그물, 프리초프 카프라

평화숲 2014. 8. 27. 11:30



생명의 그물

저자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출판사
범양사 | 1998-03-05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현대과학의 중심문제들을 집약적으로 알기 쉽게 해설 한 저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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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ohmynews.com/heliophoto/284550 에서 인용

생명은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생태-텍스트 읽기 2011/09/26 17:08 해를그리며

물리학자인 프리초프 카프라의 『생명의 그물』은 생명과 관련하여 현대과학의 총집대
성이라고 할 역작이다. 이 책에는 현대과학에서 주요한 의제들이 대부분 거론되고 있다. 그러한 현대과학의 주요 의제들이 생명과학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 저자는 그런 과학적 성과들이 영역을 횡단하여 생명과학의 발전에 영향을 끼치며 공진화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생명의 그물』은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위하여 포괄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을 개괄하면서 시작한다. 근세기 물리학은 물질에 대한 현대 이론들을 통해 개념과 사상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은 기존 데카르트와 뉴턴의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전일론적holistic, 생태적ecological 세계관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근세기 들어 물리학, 생물학, 시스템 과학, 생태학, 심리학, 인지과학, 복잡성의 과학, 철학,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업적들이 상승작용을 하여 이루어졌다. 『생명의 그물』은 각 영역에서 혁명적인 발전을 하게 된 분기점들을 요약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들은 ‘시스템 이론’, ‘흩어지는 구조’, ‘산티아고학파의 인식론’, ‘자기제작’, ‘이진 연결망’, ‘신다윈주의’, ‘분자생물학’, ‘유전암호의 발견’, ‘펩티드’, ‘복잡성의 수학’, ‘비선형 동역학’, ‘가이아 가설’, ‘엔트로피’, ‘사이버네틱스’, ‘복소수’, ‘카오스 이론’, ‘프랙탈 이론’ 등이다. 이런 각 분야의 혁명적인 발전은 다른 분야의 발전을 촉진시켰으며 이러한 발전이 가능했던 것은 강력한 컴퓨터의 뒷받침 덕분이었다. 

생명의 기준 - 패턴과 구조 그리고 과정 

저자는 생명을 포함하여 살아 있는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준으로 세 가지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패턴과 구조 그리고 과정이다. 그는 마투라나와 바렐라가 정의한 자기제작을 살아 있는 시스템의 조직의 패턴으로, 그리고 프리고진이 제기한 흩어지는 구조를 살아 있는 시스템의 구조로서, 그리고 베이트슨이 정의한 인지를 생명의 과정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했다. 자기제작은 생명의 결정적인 특징이고 조직 패턴은 그 시스템의 본질적인 특성을 결정한다. 특정한 시스템이 살아 있는지 여부를 알아내려면 그 조직의 패턴이 자기제작하는 연결망의 패턴인지 여부를 알기만 하면 된다. 

생물은 수천 가지 화학 반응을 포함하는 그 신진대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흐름과 변화를 하는 자기제작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이 모든 과정들이 정지하게 될 때, 화학적 열적 평형이 존재한다. 다시 말하자면 평형상태에 있는 유기체는 죽은 유기체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생물)는 평형과는 거리가 먼 상태 속에서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그 상태가 생명의 상태state of life이다. 평형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상태는 매우 긴 시간의 길이에서 안정적이다. 

프리고진의 주장에 따르면, 흩어지는 구조는 무질서의 바다에 떠있는 질서의 섬이다. 그 섬은 스스로를 유지할 뿐 아니라 주위환경에 더 큰 무질서를 야기하는 비용을 치르면서 질서를 증가시키기까지 한다. 진화의 구동력은 임의적인 돌연변이의 우연한 사건들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생명의 고유한 경향 속에서, 그리고 복잡성과 질서가 자발적으로 증가되는 창발성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의 다양한 창조와 흩어지는 구조에 대한 논의는 만델브로 집합이나 비선형 동역학 등의 발전에 기반하고 있다. 19세기 수학의 거장인 가우스 Karl Gauss는 ‘허수는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선언했다. 이 허수와 실수의 조합을 ‘복소수’라고 부르며 z=x+i y의 형태로 표시한다. 1970년대 후반 만델브로는 z→z²+c라는 줄리아 집합에 관심을 가졌다. 이 줄리아 집합은 간단한 함수이지만 강력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해를 구했을 때 그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고성능의 컴퓨터로 구현해낸 만델브로 집합은 1억배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만델브로 집합은 구성규칙은 매우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나선 속의 나선, 해마와 소용돌이, 동일한 패턴들의 끝없이 반복하는 복잡성과 다양성은 믿기 힘들 정도이다. 만델브로 집합은 그렇게 끝없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지만 또 그 속에 자기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이 복잡성이나 자기유사성은 생명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 이와 유사한 프랙탈 도형에서는 우리가 자연 생물체에서 볼 수 있는 고사리 잎의 모양 등 다양한 형태들을 볼 수 있다. 

만델브로 집합 - 만델브로 집합은 간단한 함수지만 1억배까지 확장이 가능하고 동일한 패턴은 복잡성과 다양성을 가지며 자기유사성 또한 갖는다. 이 특징들은 생명체의 특징이기도 하다. 

심층 생태학으로의 전환 

생태학은 표층 생태학과 심층 생태학으로 구분한다. 표층 생태학은 인간중심적 또는 인간을 그 중심에 놓는 관점의 생태학이다. 이 견해는 인간을 자연의 바깥쪽 또는 그보다 우위에 놓인 존재로 간주하며 자연을 도구적 가치 또는 ‘사용’ 가치로 다룬다. 반면 심층 생태학은 인간을 자연이나 그 무엇으로부터도 분리시키지 않는다. 이 견해는 세계를 분리된 사물의 집적으로 보지 않고, 근본적으로 상호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인 현상들의 연결망network로 본다. 심층 생태학은 모든 생물을 본질적인 가치로 인정하고, 인간 또한 생명이라는 그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하나의 존재로 본다. 이러한 심층 생태학적인 자각은 모든 현상들의 근본적인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며, 개인과 사회로 구성되는 우리들이 모두 자연의 순환적 과정들 속에 깊숙이 의존한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생태학의 원리들-상호의존성, 자원의 순환적 흐름, 협동 그리고 협력-은 동일한 조직 패턴의 서로 다른 측면이다. 이것은 생태계가 지속가능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 첫 번째 원리인 상호의존성은 생태적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은 거대하고 복잡한 관계들의 연결망, 즉 생명의 그물 속에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에 포함되는 모든 생물 구성원들의 행동은 수많은 다른 구성원들의 행동에 의존한다. 생태적 상호의존성에 대한 이해는 관계에 대한 이해를 뜻한다. 그 이해는 시스템적 사고의 특성인 인식의 전환 -부분에서 전체로, 대상에서 관계로, 내용에서 패턴으로-을 요구한다. 

생태학의 두 번째 중요한 원리는 생태적 과정의 순환적 특성이다. 열린 시스템으로서 생태계 속의 모든 생물은 폐기물을 생산한다. 그러나 한 종에게 폐기물인 것이 다른 종에게는 먹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전체로서의 생태계는 거의 아무런 폐기물도 남기지 않고 유지된다. 생물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수십억 년 동안 끊임없이 광물, 물, 공기의 동일한 분자들을 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생태계는 물질의 흐름에 대해서는 대체로 닫혀 있으며, 에너지는 밖에서 유입되어 다시 흩어져 나간다. 여기에서 에너지 흐름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태양이다. 

생태계의 복잡성은 유연함을 가져온다 

다양한 생태계는 강한 회복력을 가진다. 왜냐하면 그 생태계가 중첩되는 생태적 기능을 가지고 있고 부분적으로만 서로를 대체하는 수 많은 종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연결망의 한 사이클이 끊어졌을 때에도 다양성을 가진 생태계는 살아남아 스스로를 재조직할 수 있다. 연결망이 더 복잡할수록, 상호연결성이 더 복잡할수록 그 시스템의 복원력도 더 커질 것이다. 생태계에서 연결망의 복잡성은 그 생물다양성의 결과이다. 

생태계의 유연성은 그 내부에 존재한 복수의 피드백 루프들로 가능해진다. 이 루프들은 그 시스템이 변화하는 환경조건들로 인해 정상 상태에서 일탈했을 때 다시 균형을 되찾게 해준다. 일례로 평년과 달리 더운 여름은 호수의 조류의 증가를 불러오고, 이들 조류를 먹이로 삼는 일부 어류가 번성하게 만든다. 그 결과 늘어난 물고기들이 조류를 고갈시킨다. 주 먹이원이 줄어들면, 조류를 먹고사는 물고기도 죽게 된다. 그 물고기의 개체군이 줄어들면 조류는 고갈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런 방식으로 최초의 교란이 피드백 루프를 통해 다른 교란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결국 물고기/조류의 시스템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교란은 모든 시대에 일어난다. 그 까닭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환경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의 전체적인 영향이 지속적인 교란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한 생태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변수들 - 개체군의 밀도, 영양물의 이용가능성, 기후 패턴 등등-은 항상 요동한다. 생태계가 유연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유지하고, 항상 변화하는 조건에 적응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생명의 그물은 유연하며, 끊임없이 요동하는 연결망이다. 더 많은 변수들이 요동을 계속할수록, 그 시스템 안에는 더 많은 동역학이 존재한다. 유연성이 높아질수록, 변화하는 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그 시스템의 능력은 더 커진다. 모든 생태학적 요동은 허용한도 이내에서 일어난다. 어떤 요동이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서 그 시스템이 더 이상 균형을 유지할 수 없게 될 때, 전체 시스템은 붕괴한다. 인간 공동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상호의존성, 재생, 협력, 유연성, 다양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결과로서의 지속가능성이 생태학의 기본원리이다. 

인류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하여 

45억년 전에 지구가 생겨나고 용암이 냉각되고 수증기가 응결되어 바다를 이루면서 지구상의 생명은 약 35억 년 전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처음 약10억 년 동안 행성을 뒤덮은 것은 박테리아로 태양의 자외선을 피해 물속이나 퇴적물 속에서 늘어났다. 이 박테리아는 먹이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신진대사 방식을 개발했는데 초기 방식은 주위 화학물질을 발효시킴으로써 필요한 것을 얻었다. 이 중 일부는 대기 중에 풍부하던 질소가스를 흡수하여 유기화합물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개발하였다. 또 일부의 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하여 생명 에너지를 얻었다. 이 초기 박테리아의 광합성은 물 대신 화산에서 분출되어 나온 유화수소에서 수소를 이용했기 때문에 산소는 생산되지 않았다. 이후 진화는 거듭되어 남조류의 박테리아는 고갈되어지는 수소를 태양빛을 이용하여 물 분자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해하면서 얻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곧이어 지구를 치명적인 산소로 뒤덮게 하였다. 하지만 이 문제 또한 청록 박테리아가 출현하여 산소호흡을 함으로써 대기 중의 유리산소 비율은 21퍼센트로 안정되었다. 이렇게 지구의 환경은 박테리아와 상호 작용하여 박테리아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갔고 이것은 이후로 몸집이 큰 생물들이 진화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구와 생명과의 관계이다. 지구는 예전부터 지금과 같은 상태가 아니었으며 또 생명은 행성과 별개의 존재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지구와 생명은 공진화하는 관계이다. 

캘리포니아의 환경보호론자 브라우어는 지구의 연령을 6일로 압축하여 비유하였다. 일요일 자정에 창조된 지구에 최초의 생명인 박테리아가 나타난 것은 화요일 아침8시 정각이고 목요일 자정이 되자 지구를 뒤덮어 전체 행성 시스템을 조절하게 된다. 토요일 오전 1시30분에 최초의 해양동물이 생성되고, 오전 9시30분에 식물이 최초로 육지에 상륙한다. 오후4시50분에 거대한 파충류가 탄생하고 오후 5시30분경에 포유류가 모습을 드러낸다. 기록으로 남은 인류의 역사는 자정이 되기 2/3초 전에 시작되었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것은 지구역사상 매우 최근의 사건이다. 하지만 인류의 성장과 함께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지구와 지구상의 생물 사이에 이루어졌던 관계는 급격히 파괴되어 졌다. 몇억년에 걸쳐 이루어진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을 맞고 있고 지구는 급격한 온난화로 인하여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생태계는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로 이루어진 지속가능한 공동체이다. 하지만 인류는 생태계를 상호 공진화하는 관계로 파악하지 않고 단지 도구나 수단으로 여겼다. 

사람의 진화에서 언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까닭은 생각을 교환하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협동능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다양성과 풍부함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우리의 인간성-언어, 예술, 사상, 문화-또한 전개되었다. 동시에 우리는 추상적인 사고의 능력, 즉 우리 자신의 개념, 대상 그리고 이미지로 이루어진 내적 세계를 탄생시키는 능력을 개발했다. 이러한 내적 세계가 더욱더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점차 우리는 자연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잃고 훨씬 더 파편화된 존재로 바뀌기 시작했다. 

모든 파편화된 조각들 - 우리 자신, 환경, 사회의 조각들-이 정말로 분리되어 있는 것들이라는 믿음은 우리를 자연에서 소외시키고, 동료인간들로부터 소외시키고, 따라서 우리 자신을 형편없이 왜소화시킨다. 우리의 완전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전체 생명의 그물과의 연결성을 회복해야 한다. 

카프라의 생태계에 대한 비유로 '그물'이라는 표현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이 그물은 2차원의 평면상의 그물이 아니다. 생명의 그물은 3차원의 공간에 존재하는 그물이다. 그물코에 해당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실제하는 존재들이지만 그 존재들은 관계속에서 존재한다. 또 하나의 그물코는 모든 그물망에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그물코가 출렁거릴 때 전체 그물망도 출렁거린다. 하나의 그물코가 전체 그물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온전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현재의 그물망의 그물코들은 존재 가치를 이미 시간의 검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인류를 포함하여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과 동물 등  모든 생명을 그물의 관계망 속에서 고민을 하여야 그 생명이 제대로 보일 것이다. 그물망에 존재하는 인류가 자신을 지탱하고 있는 그물망을 현재와 같이 파괴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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