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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상징

평화숲 2011. 7. 17. 13:57

우리들에게 CND의 로고는 평화의 상징으로 먼저 다가온다. 그 어느때보다 자유로웠으며 평화를 갈구했던 1960년대의 아이콘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직도 평화주의자들이 이 로고를 목걸이로 만들어 걸거나 몸에 새긴 것을 볼 수 있다. 이 로고는 처음에는 1955년 영국 보수당이 핵폭탄 실험을 시작하자 평화주의자들이 이를 제지하기 위한 동맹을 결성하고 비핵화 운동을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1958년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제랄드 홀톰은 ‘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CND, 핵 철폐 캠페인)’의 로고를 디자인했다. 이 로고는 주로 군에서 사용되는 깃발 수기신호를 선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핵의 이니셜 'N'은 두 팔을 비스듬히 아래쪽으로 내려서 사선을 만드는 신호다. 철폐의 이니셜 'D'는 한쪽 팔은 위쪽으로 쭉 뻗어 올리고, 다른 팔은 반대로 아래쪽으로 향하게 해서 두 팔이 세로로 1자가 되게 하는 신호다. 이 두 신호를 선으로 표현하여 결합하고 주의를 원으로 둘러싸면 CND의 로고가 된다.

 

그런데 제랄드 홀톰은 나중에 이 로고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다른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그는 이 로고를 디자인할 당시 굉장히 절망적인 상태였다고 한다. 그래서 절망하여 두 팔을 아래로 축 내려뜨린 모습을 선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던 것. 그리고 그것이 무척 후회스럽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왜냐하면, 그런 모습은 평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CND의 로고는 비핵화보다는 평화의 상징으로써 더 자주 쓰인다. 각종 평화 행진이나 전쟁 반대 데모 등에서 이 로고를 피켓으로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장면이다.

글: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