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일선교사들 "학교폭력 학생부 갈등에 혼란스럽다"

평화숲 2012. 8. 16. 21:27

일선교사들 "학교폭력 학생부 갈등에 혼란스럽다"

서울 중학교 생활지도교사 토론회서 불만 토로연합뉴스|이지헌|입력2012.08.16 18:21

서울 중학교 생활지도교사 토론회서 불만 토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16일 서울 지역 중학교 생활지도교사들이 모인 토론회에서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문제를 두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의주로 리더스나인 회의장에서 서울 지역 101개 중학교의 생활지도 교사가 모이는 '생활지도부장 통합협의회 중심학교 담당자 협의회'를 열고 학생지도 현안과 관련해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모았다.

원래 안건이었던 복장자율화와 교문지도 개선에 대한 토론이 끝나자 시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예정에 없던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문제를 언급하며 교사들의 의견을 구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문제가 거론되자 참가 교사들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처음 발언에 나선 교사는 "지금 규정은 형사사건 절차와 유사해 교사가 교육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며 "교사의 교육권을 무시한 처사로 이럴 것이면 경찰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심각한 학교폭력이야 어쩔 수 없지만 지금처럼 모든 학교폭력을 기록하는 방식은 문제"라며 "학년 말 학교폭력대책위원회(폭대위)를 열어 개선된 학생은 기록은 안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교사는 "얼마 전 학교 밖에서 학생 둘이 다투고 어머니들이 서로 화해한 사건이 있었는데, 한쪽 아버지가 뒤늦게 알고 학교에 항의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가 다음날 없던 일로 해달라고 하소연했는데 학교로서는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정말 애매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경미하고 사소한 다툼이 벌어져도 부모가 항의하면 폭대위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위에서는 지시를 내리고 학부모는 '교육청에 전화하겠다'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 경우가 많다. 여러 상황이 벌어지는데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발언에 나선 다른 교사는 "위에서 지침이 흔들리는데 우리는 누굴 믿고 가야 하나. 일선에서 얼마나 혼란스러운 줄 아느냐. 한 번 지시를 내렸으면 밀고 나가 달라"며 논란 사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에 따라 올해부터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나 강원ㆍ전북ㆍ경기ㆍ광주 등 진보성향 교육감이 기재를 유보 또는 거부하라고 해 일선 학교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