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2장 - 배제의 구조와 원동력

평화숲 2012. 12. 29. 01:40

... 배제의 구조와 원동력

 

'배제'는 우리가 이우에 대해 저지르는 상당히 많은 죄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을 가리킬 뿐 모든 죄 아래에 깔려 있는 것을 가리키지 않는다.

죄를 배제의 행위로 이해하면, 사람들이 흔히, 특히 종교계에서 덕으로 간주하는 것까지도 죄임을 지적할 수 있다. 예수의 시대의 팔레스타인에서 '죄인'은 단지 '사악한 사람', 따라서 종교적으로 타락한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추방된 사람, 천대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 이방인과 사마리아인, 특정 분파에서 해석하는 대로 율법을 지키지 못했던 사람까지 아우르는 말이었다.

예수님은 이런 식의 죄 이해를 정면으로 거스르셨다. "세리와 죄인들"과 나눈 예수님의 식탁 교제는 의심할 여지없는 그분의 사역의 핵심적 특징읻. 무고하고 죄가 없으시며 온전히 하나님께 속한 그분이 추방자들을 배제하는 사회적 경계를 위반하셨다면 이 경계 자체가 악하고, 죄이며,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것이다. '추방자'를 포용하심으로써, 예수님은 그들을 추방한 사람들과 제도가 '죄로 물들어씀'을 보여 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회적 경계를 위반한 이들을 향해 긍휼을 베푸셨다는 사실로부터, 그분의 사명이 단순히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그릇되게 죄인 취급함으로써 '죄인'을 만들어 내는 기제를 폭로하는 데 그쳤다고 결로내리는 것은 실수일 것이다. 그분은 용납을 최상의 덕이라고, 비관용을 최상의 악이라고 생각하는 '포함'의 예언자가 아니셨다.  대신 그분은 '은총'을 가져오는 분이셨다. "누구든지" "열린공동체"의 교체에 받아들이심으로써 스캔들을 일으키시는 분이셨을 뿐 아니라, 회개라는 '비관용적' 요구와 용서라는 '거만해 보이는' 제안도 하셨다. 예수님의 사명은,그릇되게 '죄'라는 꼬리표가 붙은 행동을 재명명하시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죄를 짓거나 불행을 겪은 이들을 재창조하시는 것이었다. 추방자와 죄인, 희생자와 가해자 모두에 대한 헌신에 근거한, 이름 고치기와 다시 만들기라는 이중 전략은 배제로서의 죄라는 적절한 개념이 나타날 수 있는 알맞은 배경이 된다.

 

재명명 (이름고치기).

예수님은 정결하지 않은 음식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정결한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분리함으로써 그릇된 경계가 만들어지고 그 때문에 불필요하게 사람들이 분리된다. .... 재명명이라는 단순한 행동을 통해 예수님은 사회적 삶의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통제하는 경직된 이분법 논리를 무력하게 만드셨다. 이 논리에 의하면, 사회는 X(우월한 내집단)와 X가 아닌 것(열등한 외집단)으로 나뉘며, 무엇이든 X가 아닌 것은 열등한 외집단으로 취급받는다. '부정'하다고 잘못 이름 붙여진 것을 재명명하는 사명은, 생명을 창조하고 지탱하시는 하나님이 '정결하게 만드신' 사물들의 질서에 의거해, 왜곡된 배제의 체제-사람들이 '부저'하다고 일컫는 것-를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재창조(다시 만들기)

예수님은 정결한 것에 붙여진 '부정하다'는 꼬리표를 제거하셨을 뿐 아니라, 정말로 부정한 것으로부터 정결한 것을 만들어 내셨다. ...범죄의 덫에 걸렸던 사람들, 즉 세리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해를 입힌 사람들, 창녀처럼 많은 돈을 벌거나 그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망가뜨린 사람들, 우리가 대부분 그러하듯 세상을 조금 더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리려하는 사람들이 용서받고 변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