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그림, 시

머리를 풀어헤친 옥수수밭 옆에서 - 메리 올리버

평화숲 2013. 10. 16. 06:02

머리를 풀어헤친 옥수수밭 옆에서

메리 올리버

 

나는 모른다.

해바라기가

늘 천사인지

그러나 가끔 그런 건 확실하다

 

그 누가, 제아무리 천상의 존재라도,

원하지 않겠는가

한동안

그런 씨앗 얼굴을 갖는 걸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잎들의 옷을 입은

그 용감한 등뼈를 갖는 걸

 

여름날

쓸쓸한 시골의

뜨거운 들판에

머리를 풀어헤친 옥수수밭에

서 있는 걸

 

나는 그 정도는 안다

들판을 한가로이 거닐며

그 얼굴들의

빛나는 별들을 볼 때

 

나는 말도 부드러워지고

생각도 부드러워져서

상기한다.

모든 것이 머잖아 다른 모든 것이 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