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시대 - 제레미 리프킨
- 사회적인 규범을 어겼을 때 체벌을 가하는 방법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뿐 원만한 공감 능력을 갖춘 아이로 성장하게 만들 수 없다 아이에게 잠재되어 있는 공감 능력을 깨울 수 잇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추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추리 훈련을 통해 부모는 다른 사람의 관점을 강조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설명하면서 아이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p146
-흥미롭게도 아기가 거울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그런 자각에 대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 이런 공감 능력이 나타난다. 추리 훈련은 특히 이 단계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이때가 되면 아이가 다른 사람이 자기와는 다른 마음, 즉 감정이나 욕구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자아의식이 자라고 다른 사람이 자기와 다른 생각이나 느낌을 가진 별개의 존재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아이는 추리 훈련을 통해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P148
-아이의 행동을 비판하지 않고 배려와 관심으로 접근한다면, 공감적 고통을 불러 일으키고 죄책감과 아울러 자기가 괴롭힌 사람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추리 훈련을 통해 아이가 실제로 배우게 되는 것은 기본적인 도덕성,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심,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도움과 위로를 주려는 의지, 공정한 플레이와 정의에 대한 적절한 의식 등이다. 공감의 성숙과 도덕심의 발달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문제이다.
-죄책감은 수치심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둘은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죄책감은 공감적 고통과 자신이 괴롭힌 사람에게 손을 뻗어 상황을 수습해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수치심은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어 쓸모없고 사람 축에도 못 드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모욕당했다는 것은 거부당했다는 것읻. 모욕은 한 인간을 집단적 우리We에서 고립시키는 행위이다. 모욕당한 사람은 국외자가 되고 비인칭적 존재가 된다. 모욕을 당하면 내면의 공감 본능의 스위치가 꺼진다. 따돌림 당해 존재감을 못 느끼고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의 곤경 앞에서 공감의 수문을 열수 없다. 다른 사람과 정서적 유대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은 위축되어 뒷걸음질치게 된다. 버려졌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게 된다. 왜 화를 낼까? 화를 내는 것만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고립되고 동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외톨이'는 어느 집단에서나 심심치 안헤 볼 수 있다.
죄책감을 느끼게 하여 사태를 바로 잡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인간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욕감을 주는 것은 그의 인간성을 빼앗는 행위이지만, 죄책감은 다른 사람과 깊이 맺어진 유대감을 상기시켜 사회적 결합을 회복할 필요를 느끼게 만드는 내면의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죄책감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추리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죄책감을 너무 자극하면, 아이는 자신이 입힌 상처를 회복할 엄두를 못 내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반면에 부모가 아이에게 꼭 필요한 죄책감조차도 심어 주지 못한다면, 아이는 커서도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를 끼칠지 반성할 줄 모르고 유대감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공감적 고통을 느끼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