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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피로 만든 평화 -- 무기여 잘 있거라.

평화숲 2011. 7. 17. 13:23

탄피로 만든 평화…무기여, 잘있거라



[한겨레] 평화의 댐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희극적 요소가 한데 엉켜있는 현장이다. 5공 시절 군사정권은 남북 대치의 비극적 상황을 악용해, 북의 수공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며 평화의 댐을 추진했다. 한마디로 희극이었다. 이 평화의 댐에 ‘평화의 새’가 내려앉았다. 강원도 화천군은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뜻에서 평화의 댐 위에 ‘평화의 종’을 건립해 5월26일 준공식을 연다.


이 종은 팔레스타인·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 30곳에서 인명살상에 쓰인 탄피를 가져와 녹여 만들었다. 하지만 평화의 종은 미완의 상태다. 종의 머리에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조각된 평화의 상징 비둘기 중 북쪽 방향 비둘기의 날개가 잘려 있기 때문이다.(위 사진) 통일이 되는 날, 비둘기 날개에 1근의 잘린 조각이 붙여지면, 1만근(37.5톤)의 평화의 종은 비로소 완성된다.

지난 26일 저녁 대구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평화의 댐까지 달려와 함께 힘껏 종을 두드린 동호회 ‘인펀’의 회원들(아래 사진)은 “종소리가 찡한 게 기분이 묘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화천/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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