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서울 ㅅ중 81명이나 “협박·욕설당하거나 돈·물건 빼앗겨” 한겨레. 2012.4.19

평화숲 2012. 4. 20. 11:28

사회

교육

서울 ㅅ중 81명이나 “협박·욕설당하거나 돈·물건 빼앗겨”

등록 : 2012.04.19 21:34 수정 : 2012.04.2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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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전수조사’ 공개 강행

‘일진회 있다’ 서울 23% 최고
농어촌 보다 대도시가 높아

결과 뜯어보니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전국 초·중·고 1만1363곳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가운데 <한겨레>가 응답지 회수율이 50%(회수율 100% 이상 학교는 제외)를 넘어 통계적 유의미성을 가진다고 판단한 학교 2473곳을 분석한 결과, ‘일진회가 있다’고 답한 학생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학교는 모두 19곳(초교 15곳, 중학교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진인식비율이 가장 높은 강원 ㅁ초는 165명(회수율 50.5%)이 조사에 응해 112명이 ‘일진회가 있다’고 답했다. 이 학교는 집단따돌림(왕따)을 경험한 학생의 비율(5.8%)은 전국 평균(11.3%)보다 크게 낮았으나, ‘돈 또는 물건을 빼앗긴다’(26.9%)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평균(8.5%)보다 크게 높았다. 또 19곳 가운데 14곳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국 평균(13.0%)을 웃돌았으며 피해율이 가장 높은 강원 ㄴ초(33.1%)는 전국 평균(13.0%)의 3배에 육박했다.

■ 서울 중학교 일진인식비율 전국 평균 2배 소속 학교와 상관없이 전체 학생을 지역별로 묶어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이 ‘일진회가 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23%로 가장 높았다. 광주와 대전, 부산, 경기 등 도시 지역이 농어촌 지역보다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장은 “일진 학생들은 아이들의 장신구, 옷, 좋아하는 연예인 등 문화적인 장악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대중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도시에 더 깊숙이 침투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초등학교(25.7%)와 중학교(34.0%)의 일진인식비율도 전국에서 제일 높았다. 서울 지역 고등학교는 14.2%로 전국 평균(14.0%) 수준이었다. 서울의 경우 구별로 분석한 결과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회수율이 50% 이상인 중학교 13곳에 포함된 강남구 ㄱ중과 송파구의 중학교 3곳을 살펴본 결과, 송파구 ㅂ중은 713명(회수율 91.5%)이 조사에 응했는데 170명(23.8%)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13곳 가운데 피해율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피해율이 높은 학교는 강남구 ㄱ중으로 조사에 응한 945명(회수율 87.0%) 가운데 209명(22.1%)이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총리도 회의 하나마나 정부가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대책을 내놨으나 일선 학교에서의 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1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자살 사건 있었던 학교들 제2의 피해자 있을 듯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 사건이 있었던 학교 4곳 가운데 2곳은 학생들이 ‘일진회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60%에 달했다. 이 학교들은 모두 응답지 회수율이 20% 이하였지만, 이미 문제가 외상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ㄷ중 권아무개(당시 13살)군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뒤 대전 ㄷ여고, 서울 ㅅ중에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랐다. 문제가 불거진 뒤 교육 당국이 부랴부랴 해결에 나섰지만, 이들 4개 학교에 대한 교과부 조사 결과를 보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ㅅ중은 조사에 응한 391명(회수율 19.3%)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이 81명이었다. 피해 유형을 보면 말로 하는 협박이나 욕설을 당한 학생이 35.0%로 가장 많았고, 돈 또는 물건을 빼앗기는 학생도 19.1%나 됐다.

또 지난 1월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해 온 일진회 학생들이 구속된 사건이 벌어진 경기 ㅇ중 역시 83명(회수율 12.8%)이 조사에 응해 24명이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55명이 ‘일진회가 있다’고 응답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로, 특히 돈 또는 물건을 빼앗긴다고 답한 학생이 34.7%로 높았다.

학교별로 학교폭력의 양상은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대구 ㄷ중은 피해를 당하는 장소로 교실을 꼽은 학생이 46.9%, 등하굣길 0.0%인 데 견줘 경기 ㅇ중은 교실(11.1%)보다 등하굣길(26.7%)의 비율이 더 높았다. 주로 교실에서 일어나는 집단따돌림의 비율에서 ㄷ중(12.1%)이 ㅇ중(6.1%)보다 높은 원인을 살펴볼 수 있는 결과다.

진명선 이재훈 김민경 기자 torani@hani.co.kr 진명선 이재훈 김민경 기자 torani@hani.co.kr